엄마가 만들어준 집밥 먹고 동네한바퀴 돌기..연세드신 엄마가 작아지는게 느껴진다
고향에 내려가면 자연스럽게 시작되는 일이 있다.
엄마와 함께 걷기 운동을 하는 것이다.
어릴 적엔 자주 다녔던 길이지만, 어느새 낯설어진 동네의 골목과 집들이 이제는 고향에 가면 꼭 한 번씩 둘러보게 되는 산책 코스가 되었다.
특히 보름달이 뜨는 밤, 은은한 달빛 아래서 엄마와 손을 잡고 동네 한 바퀴를 도는 것이 우리의 소소한 일과로 자리 잡았다.
70대의 엄마는 여전히 건강하시지만, 나이가 들수록 운동이 중요하다는 것을 실감한다.
특히 소화가 잘되지 않는 날엔 걷기가 큰 도움이 된다.
엄마는 농부이시다..
그리고 자식 손주들이 내려온다하시면 좋아하는걸 모두 준비해놓으신다
직접 농사지은 채소와 정성으로 만들어낸 밥상은 언제나 그리운 ‘엄마 손맛’을 떠올리게 한다.
고향에 내려가면 제일 먼저 먹는 것이 엄마가 준비해준 집밥이다.
하지만 맛있게 먹고 나면, 움직임이 적은 탓에 소화가 잘 안 되는 경우가 많다.
엄마도 자식들도 나이가 들어가면서 소화력이 아무래도 예전만큼은 아닌거 같다
이럴 때 엄마가 제안하는 것이 바로 걷기 운동이다. “소화가 안 될 땐 걸어야 돼,”라는 엄마의 말은 이제 우리 가족의 격언처럼 자주 등장한다.
밤이 되면 엄마와 나는 가볍게 옷을 입고 동네로 나선다. 한적한 길을 따라 걷다 보면, 고요함 속에서 들리는 바람 소리와 동네의 작은 소음들이 귀에 들어온다.
이번에는 보름달이 환하게 떠오른 밤, 달빛이 길을 밝혀 주어서 길가의 가로등마저도 필요 없는 순간들이 있다.
달빛 아래에서 엄마와 나란히 걷는 이 시간은 그저 산책 이상의 의미를 지닌다.
서로 말없이 걷기도 하고, 가끔은 옛 추억을 떠올리며 대화를 나누기도 한다.
엄마는 하루하루가 선물이라며 매일 꾸준히 걷기를 실천하고 계신다.
젊었을 때부터 일을 많이 하셨지만, 이제는 몸을 더 소중히 여겨야 한다고 말씀하신다.
70대가 된 지금도 걷는 일을 빼놓지 않고 꾸준히 하시는 모습을 보며 나는 자연스럽게 건강의 중요성을 깨닫게 된다.
걷기가 단순한 운동이 아니라 삶을 유지하고 즐기는 하나의 방식이라는 것을 배우고 있다.
걷다 보면 동네 이곳저곳이 새로운 시선으로 보인다.
예전엔 그냥 지나치던 작은 가게나 나무들이 어느새 나에게도 추억의 일부가 되어 가고 있다.
걷기의 리듬에 맞춰 들리는 발자국 소리와 엄마의 옆모습은 마치 오래된 영화 속 한 장면처럼 마음에 남는다.
특히 보름달이 뜨는 밤에는 고요한 분위기 속에서 모든 것이 더 선명하게 느껴진다.
이제 고향에 내려가면 자연스럽게 걷기 운동이 하루 일과가 되어 버렸다.
엄마의 손을 잡고 걷는 동네 한 바퀴는 단순한 산책 이상의 의미를 지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