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 햇살이 부드럽게 내려앉는 따뜻한 날이다.
긴 겨울이 지나고, 옷깃을 여미지 않아도 될 만큼 포근한 바람이 분다.
오후 햇살은 어느새 기울기 시작하고, 하늘엔 노을이 퍼지기 시작한다.
오늘따라 노을이 참 예쁘다.
주황빛과 분홍빛이 뒤섞인 하늘 아래, 한강공원은 사람들로 가득하다.
한강을 따라 걷는 길 위엔 다양한 사람들이 있다.
자전거를 타고 나들이 나온 친구들, 돗자리를 펴고 간식을 나누는 가족들, 그리고 손을 꼭 잡은 연인들까지. 모두의 얼굴엔 여유가 묻어난다.
일상에 치여 바쁘게 살아가던 날들 속에서, 이렇게 잠시 멈춰 서서 하늘을 바라보고, 서로의 얼굴을 바라볼 수 있는 시간이 얼마나 소중한지 새삼 느낀다.
아이들은 잔디밭 위에서 공을 차며 웃음꽃을 피우고, 반려견을 데리고 산책 나온 사람들은 강바람을 맞으며 여유로운 시간을 보낸다.
스마트폰을 내려놓고, 노을을 바라보며 조용히 감상에 잠긴 사람들도 눈에 띈다. 모두가 각자의 방식으로 이 황금 같은 시간을 누리고 있다.
나 역시 벤치에 앉아 가만히 노을을 바라보았다.
하루의 끝자락에서, 붉게 물든 하늘을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마음이 차분해진다.
과거의 고민도, 미래의 걱정도 잠시 내려놓고, 지금 이 순간을 온전히 느끼는 것. 그것만으로도 충분히 위로가 된다.
4월의 노을은 겨울과 봄 사이의 경계를 녹여주는 듯하다.
차가웠던 마음을 녹이고, 새로운 계절을 향한 설렘을 불어넣는다.
이 순간이 언젠가의 추억으로 남겠지만, 지금은 그저 ‘지금’을 온전히 즐기고 싶다.
사람들 사이에서 느껴지는 따뜻한 온기, 서로를 바라보는 눈빛, 그리고 그 모든 것을 감싸주는 노을빛. 그 어떤 말보다 더 깊은 위로가 된다.
바쁜 하루를 보낸 당신이라면, 오늘처럼 따뜻한 날에 한강공원에 들러보길 추천한다.
굳이 멀리 가지 않아도, 바로 이곳에서 충분한 휴식을 얻을 수 있다.
가끔은 그저 하늘을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마음이 가벼워진다. 오늘처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