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자리 찾기 더 어려워졌다…10월 구직난 심화
올해 10월, 고용시장은 다시 한 번 냉각기를 맞았다.
구직자 한 명당 일자리 수가 0.42개로 떨어지며, 1998년 IMF 외환위기 이후 27년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을 기록했다.
경기 둔화와 제조업 부진이 겹치면서 구직난은 점점 심화되고 있다.

제조업 중심의 고용 위축
고용의 버팀목이던 제조업은 5개월 연속 취업자 수가 감소했다.
글로벌 경기 둔화, 수출 부진, 기업의 설비투자 축소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면서 신규 채용 문이 좁아졌다.
특히 반도체·자동차 등 일부 업종을 제외하면 중소 제조기업의 고용 의욕이 뚜렷하게 떨어지고 있다.
‘AI 전환’과 ‘자동화’가 빠르게 진행되며 단순 생산직 일자리는 빠르게 줄어드는 추세다.
청년층 고용, 회복세 멈춰
한때 반짝 회복세를 보이던 20대 고용률도 다시 하락세로 돌아섰다.
대학 졸업 후 바로 취업에 성공하는 비율은 감소했고, 청년층은 공무원·공기업·대기업 중심으로 구직 방향을 좁히며 경쟁이 치열해졌다.
그 결과 ‘이직을 위한 대기’, ‘단기 계약직’ 형태의 불안정한 일자리가 늘어나고 있다.
일자리의 ‘양’보다 ‘질’의 문제로 이어지는 것이다.
구직 플랫폼에도 한파
고용노동부 통계에 따르면, 10월 고용서비스 플랫폼 ‘고용24’의 신규 구인 인원은 전년 대비 19.2% 줄었다.
구직자 수는 소폭 감소했지만, 구인 감소 폭이 훨씬 커 일자리 매칭이 어려워졌다.
중소기업은 인력난을 호소하고, 구직자는 ‘괜찮은 일자리’를 찾지 못하는 이중의 불일치가 이어지고 있다.
경기 둔화 속 구조적 변화
이번 고용 한파는 단기 경기 요인뿐 아니라 구조적 변화의 결과이기도 하다.
디지털 전환, 자동화 확산, 고령화가 동시에 진행되며 전통적인 고용 구조가 흔들리고 있다.
생산성이 낮은 업종은 채용을 줄이고, 고기술·고숙련 중심의 일자리만 늘어나고 있다.
새로운 일자리 생태계가 필요하다
지속 가능한 고용 회복을 위해서는 산업 구조 전환과 노동시장 유연화가 동시에 필요하다.
청년층에게는 직무 중심의 실무 교육과 현장 경험이 확대되어야 하고,
중장년층에는 재취업 지원과 직업 전환 프로그램이 강화되어야 한다.
정부와 기업, 교육기관이 함께 ‘새로운 일자리 생태계’를 만들어야 할 때다.
10월 고용 한파는 단순한 경기 하락의 결과가 아니다.
산업 전환의 흐름 속에서 우리 사회가 얼마나 빠르게 적응하고 있는지, 그 속도를 보여주는 신호이기도 하다.
일자리의 수보다 중요한 것은 ‘변화에 맞는 일자리’다.
기술과 산업의 패러다임이 바뀌는 지금, 고용의 질적 전환이 필요한 시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