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 전, 직장 동료로부터 연락이 왔다.
"방금 접촉사고 났어…"
그 짧은 한 문장이 주는 무게감은 꽤 컸다.
다행히 큰 부상은 없었지만, 마음이 편치 않았다.
요즘 나 역시 외근이 많아져서 하루에도 몇 시간씩 도로 위를 달리고 있다.
운전대를 잡는 시간이 늘어날수록, 더욱 신경을 곤두세우게 된다.
며칠 전 일이었다.
나도 외근을 마치고 복귀하던 길, 고속화도로를 타고 흐름에 맞춰 달리고 있었다.
그런데 갑자기 옆 차선에서 깜박이도 켜지 않은 차량이 내 차 앞으로 불쑥 들어오는 게 아닌가.
놀란 나는 급히 클락션을 눌렀다. "빵-" 짧고 강한 경고음이 도로에 울렸다.
다행히 사고로 이어지지는 않았지만, 가슴이 철렁 내려앉는 순간이었다.
이후로도 한동안 심장이 쿵쾅거렸다.
순간 스쳤다.
'운전할 때, 정말 깜박이 하나만 제대로 켰어도 이런 아찔함은 없었을 텐데.'
깜박이, 단순한 신호 이상의 의미
깜박이는 단순히 '방향을 알리는' 장치가 아니다.
도로 위를 함께 달리는 운전자들 간의 '약속'이자 '소통'이다.
깜박이를 켜는 순간, 나는 내 의도를 주변 차량에 알리고, 서로 안전한 거리를 유지할 수 있게 한다.
깜박이를 켜지 않고 갑작스럽게 차선을 변경하면, 주변 차량은 예측할 수 없다.
브레이크를 밟을 준비도, 공간을 비켜줄 준비도 되어 있지 않다.
그 순간 작은 접촉사고부터 큰 사고까지 이어질 수 있다.
특히, 요즘처럼 교통량이 많거나 외근 등으로 도심과 외곽을 번갈아 다니는 날은 운전자의 작은 배려가 더 중요해진다.
빠듯한 시간에 쫓기거나 피곤함에 무심코 넘어가는 사소한 행동 하나가, 다른 사람에게는 큰 위협이 될 수 있다.
깜박이 사용, 이렇게 신경 써야 한다
미리 켜기
차선 변경 직전에 깜박이를 켜는 것이 아니라, 변경 몇 초 전부터 켜서 주변 차량에 충분히 의도를 알린다.
방향과 일치시키기
좌회전할 때는 왼쪽, 우회전할 때는 오른쪽 깜박이를 정확히 켜야 한다.
헷갈리게 하는 것은 오히려 더 위험하다.
깜박이 켰다고 무조건 들어가면 안 된다
깜박이는 '알림'이지 '진입 허가'가 아니다.
깜박이를 켠 후 주변 상황을 충분히 살피고, 안전이 확보된 후에 차선을 변경해야 한다.
작은 배려가 만드는 큰 안전
내가 식겁했던 그 순간, 상대 차량은 아마 인식조차 하지 못했을 수도 있다.
하지만 그 한 번의 '깜박이 무시'는 나에게 하루 종일 긴장을 안겨줬다. 사고라는 건 그렇게 한순간에 일어난다.
그리고 그 결과는 상상 이상으로 무거울 수 있다.
우리가 도로 위에서 조금 더 여유를 가지고, 깜박이 하나 제대로 켜는 습관을 갖는다면 얼마나 많은 사고를 예방할 수 있을까?
오늘도 외근을 마치고 돌아오는 길, 나는 마음속으로 다짐했다.
"나는 반드시 깜박이를 잘 켜자. 그리고 주변 차량들도 배려하자."
단순하지만 중요한 약속.
깜박이 하나에 담긴 책임감이, 오늘도 나와 모두의 안전을 지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