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릴 때부터 내 삶의 원동력이자 방향성은 "엄마와는 다르게 살자"였다.
늘 자신의 삶보다는 가족을 먼저 생각하고, 자신보다 우리를 먼저 챙기던 엄마의 모습을 보며 '난 그렇게 살지 않을 거야'라는 다짐이 머릿속에 깊게 자리 잡았다.
학창 시절에는 열심히 공부하고, 대학에 들어가서는 바쁘게 활동하며 내 나름대로의 삶을 만들어가고 있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시간이 흘러, 이제 중년의 문턱에 서면서 나는 문득 거울 속 내 모습이 점점 엄마와 닮아가고 있다는 사실을 느끼고 있다.
닮아가는 습관들-사랑의 방식이 닮아가다
어릴 때, 엄마는 늘 아침저녁으로 나를 챙기며 작은 것 하나하나를 확인하곤 했다.
'너 오늘 잘 먹었니?', '오늘 하루는 어땠니?' 라는 말들이 당시에는 약간 부담스러웠고,
사소한 것 같아 보였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고 보니, 나도 엄마를 아침저녁으로 챙기게 되었다.
나이가 들면서 건강이 걱정되기도 하고, 갑자기 불안감이 스치기도 하여
"엄마는 오늘 잘 주무셨나?", "오늘 하루는 어땠어요?"라고 물어보게 되는 것이다.
그러면서 내가 몰랐던 엄마의 사랑의 방식을 더 깊이 이해하게 되었다.
자식을 위한 희생과 이해
엄마는 늘 우리에게 더 많은 것을 해주고 싶어 했고, 그것을 위해 많은 것을 희생했다.
어린 마음에는 그저 '왜 나를 위해 이렇게까지 하지?'라는 생각이었지만, 지금은 엄마의 사랑이 얼마나 깊고 큰 것인지 깨닫게 된다.
엄마는 당신의 시간과 에너지를 아낌없이 우리에게 쏟아부으며, 자기 자신보다 우리를 우선시했다.
나도 이제 그런 마음이 조금씩 생기고 있다는 것을 느낀다.
나의 아이가 아니더라도, 주변 사람들을 위해 시간을 기꺼이 내게 되는 것. 그리고 그 과정에서 얻는 기쁨이 얼마나 큰 것인지 이해하게 되면서 점점 엄마처럼 되어가는 내 자신을 발견한다.
엄마를 닮아가는 것이 때론 두렵기도 하지만
엄마의 모습을 닮아간다는 것은 나에게 때로 두려움을 안겨주기도 한다.
아직도 나는 내 꿈과 목표를 향해 나아가고 싶고, 자유롭고 독립적인 삶을 지향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마음 한편에서는 엄마처럼 따뜻한 존재가 되고 싶기도 하다.
엄마의 삶을 온전히 이해하고 존중하게 되는 만큼, 나도 엄마처럼 내가 사랑하는 사람들에게 든든한 존재로 남고 싶다는 바람이 생긴다.
엄마를 닮아간다는 것은 단지 외모나 성격뿐 아니라 사랑을 베푸는 방식에서부터 내가 소중히 여기는 가치들까지 영향을 미치는 것 같다.
엄마와 다르지만 닮아가는 길
엄마와 나는 여전히 다르다. 하지만, 닮아가고 있다는 것도 사실이다.
엄마처럼 살지 않겠다고 다짐했지만, 엄마의 그 깊고 따뜻한 사랑을 통해 많은 것을 배우고 있다. 엄마처럼 완벽하지 않더라도, 나만의 방식으로 사랑을 실천하고, 나의 가치관을 만들어가는 중이다.
우리 모두는 각자의 길을 걸어가지만, 그 길 위에서 엄마의 발자취를 따라가는 내가 있다.
삶의 방향은 다를지라도 엄마의 따뜻한 사랑과 희생을 이어받아, 나만의 빛을 발하는 사람이 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