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청 살가운 자식은 아니다
무진장 애교많은 자식도 못된다
아버지를 보내드리고 죽음이라는게 순서가 없다는걸 아주 크게 느꼈다
엄마의 칠십대는 지금 눈으로 보고 있는데 아버지의 칠십대는 보지 못한채 보내드렸다
왜 그 옛날에 3년상이 있는지 알거 같았다
형제들 모두 아빠라는 단어를 입밖으로 꺼내지도 못했다
눈물이 앞을 막아버렸다
그게 꼬박 3년이 지나서까지였던거 같다
그래서 엄마한테는 더 없이 살갑고 잘하는 자식이 되고 싶은데 난 여전히 무뚝둑한 자식이다
엄마도 연세가 드시고 걷는걸 조금씩 힘들어하신다
농사 그만 짓자
엄마 무릎수술하면 엄마 고생한다 아무리 말해도 엄마는 쉬엄쉬엄하신다 하시면서 밭농사를 지으신다
울엄마가 진심으로 정성껏 짓는 밭농사
자식들의 역할은 옆에서 열심히 잘 먹어줘야한다
그러면 울엄마는 행복해 하신다
어릴때처럼 많이 먹지 않는다
그래서 딱 5개만 찌려고 했는데 엄마가 알려주셨다
이렇게 쪄서 어느세월이 익을래..
압력솥에 찌면 껍질이 알아서 다 벗겨진다
불조절 실패도 압력솥 아래가 조금 탔다
괜찮다
우리가 먹을거니까
좋아하는 완두콩밥
나는 완두콩을 씹는 이 식감을 너무 좋아한다
생각해보면 음식을 먹는거에 있어서 나는 식감을 제일 좋아하는거 같다
어릴때 아빠랑 엄마가 시장을 다녀오시면 생선을 사오셨다
우리아빠는 생선손질을 참 잘하셨어..라는 기억을 하고 있었는데 그게 다 아끼려는거였다
생선손질을 안하고 사면 조금더 저렴했다고 하신다
병어를 구워서 그위에 양념장을 올려주신 엄마
엄마는 참 위대하다
모든 엄마들이 다그러겠지
자식 손주들이 좋아하는걸 기억하셨다 아이들이 온다하면 그걸 다준비해놓으신다
양파와 감자만 넣은 감자볶음
데코 맞나 그런건 모른다
그냥 맛있게 잘 먹는게 좋다
양파는 짱아찌는 잘먹는데 다른건 왜 아직도 적응을 못하는건지..
이럴땐 진짜 초딩입맛인 나인거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