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이 되면 한강공원과 안양천 일대는 사람들로 북적이기 시작한다.
두꺼운 외투를 벗고 가벼운 옷차림으로 거리를 나서는 이들의 얼굴에는 하나같이 설렘이 가득하다.
길게 이어진 자전거 도로 위로는 경쾌한 페달 소리와 바람 가르는 소리가 들리고, 걷기 좋은 산책길에는 벚꽃 잎이 흩날리며 사람들의 발걸음을 더욱 가볍게 한다.
아침 일찍부터 런닝화를 신고 땀을 흘리는 사람들,
퇴근 후 안양천을 따라 자전거를 타며 하루의 스트레스를 날리는 이들,
그리고 벚꽃 터널 아래에서 친구 혹은 연인과 조용히 걷는 사람들.
이 공간은 단순한 공원이 아닌, 도시의 일상 속에서 숨 쉴 수 있는 여유이자, 작지만 확실한 행복의 장소다.
요즘은 걷다가 우연히 노을을 마주치는 순간이 가장 아름답다.
주황빛으로 물드는 하늘 아래 천천히 흐르는 강물, 그 곁에서 강아지를 산책시키거나 혼자 이어폰을 끼고 걷는 이들을 보면, 이 시간이 얼마나 소중한지 새삼 느끼게 된다.
아무것도 하지 않아도 괜찮고, 그저 걷는 것만으로도 마음이 편안해지는 곳. 그것이 바로 한강공원과 안양천이다.
봄바람을 맞으며 운동을 하면 마음까지 가벼워진다.
자연 속에서 숨을 크게 들이쉬고, 걷고, 뛰고, 타면서 몸과 마음 모두가 정화되는 느낌이다.
스마트폰 속 피트니스 앱보다 훨씬 생생한 건강함이 이곳에 있다.
운동이 목적이 아니어도 좋다. 간단한 도시락을 싸와 잔디밭에 앉아 벚꽃을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힐링이 된다.
책 한 권, 커피 한 잔, 그리고 흐르는 물소리만 있다면 그곳이 바로 최고의 쉼터다.
한강공원과 안양천은 단순한 공간이 아니다. 이곳엔 저마다의 이유로 이곳을 찾는 사람들이 있다.
누군가는 건강을 위해, 누군가는 사색을 위해, 또 누군가는 잠시 멈추고 싶은 마음을 품고 이 길을 걷는다.
그리고 나 역시 그 중 한 사람으로서, 이 공간이 주는 계절의 감동과 여유를 온전히 누리며 걷는다.